물고기의 사랑과 생애(말미잘과 공생하는 흰동가리)

  • 작성일 2011-05-30
  • 조회수 8911
  • 작성자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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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동가리 [yellow tailed anemone fish] 

농어목 자리돔과의 바닷물고기.

몸길이 약 15cm이다. 몸은 긴 타원형이고 옆으로 납작하며 몸높이가 높다.

아래턱은 위턱보다 튀어나와 있다.

등지느러미가시는 연조(soft ray:마디가 있고 끝이 갈라져 있는 지느러미 줄기)부보다 낮거나
길이가 같다. 꼬리지느러미 가장자리는 움푹 들어갔거나 반달 모양이다.
몸빛깔은 등쪽이 흑갈색,
가슴과 배가 주황색이다.
몸통과 꼬리자루
에 흰색의 넓은 가로띠가 3개 있다.
                      
해안의 암초 사이에서 살며 말미잘의 독침을 가진 촉수 안에 들어가 공생한다.

말미잘의 독침에 한 번 쏘이면 독침 세포에서 분비되는 점액으로 어체를 둘러싸게
되어 면역이
생긴다. 암컷이 죽으면 수컷이 성전환을 한다.

산란기는 5∼11월이며 말미잘 밑의 암초 표면에 산란한다.

먹이는 부유성 갑각류와 해조류이며 수명은 13년 정도이다.

 한국,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폴리네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아프리카 동부 연안,
홍해에 분포한다. 

        

말미잘과의 공생으로 널리 알려진 흰동가리17.jpg

말미잘의 자포에 한번 당해본 바다동물들은 말미잘 근처에 오면 몸을 사린다.

그런데 괴팍스러운 말미잘에게도 삶을 함께 하는 동반자가 있다.

손가락 크기만한 작고 연약한 물고기 흰동가리(Yellow tailed anemonefish /
경골어류 농어목 자리돔과의 바닷물고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흰동가리는 말미잘 촉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뿐 아니라 이곳을 포식자의 공격을
막아내는  보금자리로 삼는다. 흰동가리라는 이름이 익숙하지 않다면 2003년
개봉한 앤드류 스탠튼 감독의 영화 ‘니모를 찾아서’를 떠올리면 된다.

이 영화의 주인공 니모가 바로 흰동가리를 모델로 했다.

그럼 말미잘과 흰동가리의 공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포식자들 입장에서 볼 때 흰동가리는 만만한 먹잇감이다.

화려한 몸짓으로 헤엄치는 흰동가리의 유혹을 따라 붙었다가는 기다리고 있는
말미잘에게 당하고 만다.
보금자리를 제공받는 흰동가리는 말미잘을 위해 스스로 미끼가 되어 먹을거리를
유혹해오는 셈이다. 또한 촉수 사이에 떨어져 말미잘을 성가시게 하는 찌꺼기는

흰동가리에게는 훌륭한 먹을거리가 된다.

 5-6.jpg

말미잘의 촉수 사이를 노니는 흰동가리들 

흰동가리가 어떻게 말미잘 독에 면역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과학자들은 여러
학설을 내 놓지만
정립된 것은 없다.
태어날 때부터 면역을 가진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고 말미잘의 독성 물질을

몸에 묻히고 다녀 말미잘이 자신의 몸으로 착각하게 만든다는 주장도 있다.

혹자는 한 번 공격 받은 흰동가리에게 후천적으로 면역이 생긴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말미잘의 색과 크기에 따라 함께 사는 흰동가리 종류가
다르다는 점이다.
좀 연한 색을 띤 말미잘에는 화려하지 않은 무늬를 가진 흰동가리가 살고
화려한 촉수를 가진
말미잘에는 그와 어울리는 강한 무늬와 색을 지닌 흰동가리들이 살고 있다.

또한 말미잘의 크기에 비례하여 함께 사는 흰동가리의 크기가 다른 것을 보면,
이들의 공생에는
나름 어울리는 궁합이 있어 보인다.

대개의 경우 하나의 말미잘 개체에 3~4마리로 구성된 한 가족의 흰동가리가 살고 있다.

   
물속에서 조류에 따라 하늘거리는 말미잘의 촉수와 그 사이를 오가는 화려한 색의
흰동가리는
수중촬영을 목적으로 바다를 찾는 사람에게 좋은 소재가 된다.

그런데 촬영을 위해 이들의 보금자리로 다가가면 흰동가리 가족에게 비상이 걸린다.

새끼 흰동가리가 재빠르게 촉수 사이로 숨어들면 어미 흰동가리는 촉수 밖으로
튀어나와 맹렬한
기세로 침입자를 경계한다.

 그 위세가 대단하여 손가락 크기만한 작은 물고기지만 무시하지 못할 정도이다.

 말미잘과 흰동가리의 공생은 수심이 얕은 열대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제주도
해역에서도
관찰 된다.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관 흰동가리수조에는 아름다움을 힘껏 뽐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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